본문 바로가기
한국에서 살았다/자유로

좀비랜드: 더블탭 (Zombieland: Double Tap , 2019) 관람 후기

by Nn_ella 2019. 11. 18.
반응형

좀비랜드: 더블탭 (Zombieland: Double Tap , 2019)

 

"세기의 좀비킬"


 

친구를 회유해서 영화를 봤다. 이놈의 티스토리는 대체 모자이크도 안 되고 사진 편집도 구리고 여튼 여러모로 글 편집 하는 게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카드 번호를 가리고 싶은데 가릴 수가 없다. 친구 카드니까 그냥 어쩔 수 없이 모자이크 없이 올린다. 그래도 가운데가 *** 표시가 되어 있다. 최소한의 양심.. 아아니 다행...

 

좀비영화의 ㅈ도 모르는 (어?) 내가 어쩌다 보게 됐냐면 순수 제시 아이젠버그 때문이다. 그리고 엠마스톤. 우디 헤럴슨도 뭐.. 싫어하지 않고... (이 분도 순전히 나우유씨미 때문에.) 비중을 따지자면 제시>>엠마>>>>우디 정도랄까. 비록 제시는 나우유씨미 이후로 그 이상을 능가하는 매력적인 캐릭터의 행보를 보이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나에게 있어 아직도 최애 배우 중 하나에 무조건 언급되는 인물이다. 일단 얼굴이 내 취향이기 때문에.

뭐 어쨌든 개봉 전부터 10년 전과는 달리 어마어마 하게 높아진 (출연료라던가, 출연료라던가, 출연료 같은 것들..) 배우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이 지난 지금 그대로 의리를 지켜서 출연해준 것에 대해 굉장히 말이 많았다.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 그리고 나도 나우유씨미 이후 제시 아이젠버그라는 배우에 대한 흥미도가 높아지면서 1편에 관해서 몇 차례 찾아본 전적이 있으므로 2편이 개봉된다는 얘길 들었을 때 그렇게 기대가 되었더랬지..

그래서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딱 B급 영화만큼이었던 것 같다. 일단 살면서 좀비영화를 본 적이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좀비영화에 대한 애착도 흥미도 없는 내 입장으로써 생각보다 좀비가 엄청 많이 나오지 않아 좋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편이 가지고 있던 B급 코미디 영화의 명성도 그대로 가지고 온 것 같아 좋았다. 이제는 나우유씨미 라라랜드 웅앵 어쨌든 어마어마해진 배우들을 데려다 쓰게 됐으니 내용을 좀 심오하게 풀어낸다던가 할 수도 있는데 역시 그런 건 없고 그냥 여전히 한없이 가볍고 여전히 어딘가 묘하게 레트로 느낌이 난달까. 여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영화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배우들 명성이 있어서 투자가 늘어난 건지 스케일은 훨씬 커진 것 같다. 그러나 T-800이라는 새로운 존재에 대한 장황한 설명 치고 그 활약이 별로 크지 않아 그것에 대해선 약간 실망한 부분이 있었지만 펑펑 터지고 쾅쾅 때리고 부수고 하는 스케일들이 커졌다. 사실 나는 서로 때리고 찢고 죽이고 하는 영화를 잘 보지 못 하기 때문에 ㅠ 1편도 거의 으으으 하면서 빨리감기 해가며 겨우 봤지만 ㅠ 1편은 대놓고 장기 뜯어내고 유혈 낭자하고 했는데 2편은 그런 장면은 거의 없앤 대신 폭죽 쾅! 전구 파바박! 자동차 쿠왕아아앙! 하는 장면들이 많아졌다.

뭐 더 할 말이 있을까? 다만 좀 아쉬운 점은 1편과는 달리 2편에서는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목적이란 게 조금 흐릿해진 기분. 그리고 너무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는 것. 그래서 약간 정신없는 느낌이 좀 있다. 나왔다가 좀비 때문에 사라지고, 또 나왔다가 좀비 때문에 사라지고 하는 모습들이 어떻게 보면 좀비들이 지배하는 이 곳에서의 인간 관계라는 것에 대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서도 어쨌든 이것은 영화니까. 관람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라는 게 좀 부족하지 않았나.. 정들만 하면 사라져버리니 ㅠ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갖고 있는 캐릭터들이 다 매력적이었는데 그 매력들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다. 너무 많은 인물이 우르르 등장했다가 자신들의 매력을 다 못 보여주고 사라졌달까.

그리고 또한 역 중 '메디슨'의 캐릭터가 너무 퇴보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 메디슨은 극 중에서 전형적인 블론디의 모습을 보이는데, 엠마 스톤이 연기한 와치타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여성의 주체성에 감탄이 나오다가도 메디슨을 보면 굳이 저런 캐릭터를 만들었어야만 했나 싶은 마음이다. 금발에 핑크를 좋아하는 성형한 글래머 여성. 그리고 당연히 예의도 뭣도 밥 말아먹음. 대체 언제적 캐릭터야? 미워할 수 없는 adorable한 캐릭터라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호감캐라고 보긴 힘들잖아. 모두의 발목을 잡고요.. 답답하고.. 당연히 여성혐오적인 캐릭터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제시 필모그래피 보다가 알게 된건데 최악의 남우조연상을 받았네 아놬ㅋㅋㅋㅋ 좋아해야해 말아야해?

뭐 여튼 제시는 그가 연기하는 찌질함을 "이번 작품에서도" 한껏 보여주었고, 정말 본투비 인 것처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나우유씨미에서 보여준 모습처럼 건방진 재능충 모습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그런 역 또 안 맡나? 모던패밀리에서 잠시 스쳐지나갈 때의 모습도 환경운동가의 탈을 쓴 Nerd였잖아.. 당연히 그의 대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도 뭐 성공한 천재의 모습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 시작은 Nerd였잖아요 ㅎㅎ.. 명작이지만. 카페 소사이어티는 물론 말할 것도 없다.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배우가 만들어낸 최악의 작품이었음. 여튼 제시의 연기력은 주관적으로 봤을 때 끝내준다. 무덤덤하고 빠른 말투가 가장 크게 한 몫 하는 것 같다.

왜이렇게 제시 얘기가 많냐고? 내 사심을 100% 넣었기 때문임.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 대해 얘기하자면 10년 전과 같은 제대로 B급 감성의 스토리와 좀비장르가 잘 어우러졌다고 할까. 하지만 코미디도 10년 전에 멈춰있을 필욘 없잖아. 아니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싶은 요소들도 10년이후 그대로 보여진다면 그것은 퇴보라고 볼 수 있다. 세상은 앞으로 전진하고 있으니까.

 

현재 넷플릭스에서 좀비랜드 1을 제공하고 있으니 혹시 넷플릭스 회원이라면 1편을 보고나서 보는 걸 추천한다. 1편을 보지 않고 봐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긴 하지만 시리즈물이니 만큼 전 편을 봐야 더 영화를 잘 즐길 수 있다. 뭐 여튼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주연들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성, 10년 전의 의리를 기대하고 흐린 눈으로 본다면 머리 아프지 않게 볼 수 있는 그런 영화.

반응형

'한국에서 살았다 > 자유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10.23  (1) 2019.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