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딜 가든 사실 밥의 민족 한국인에게 뭘 먹는지가 제일 중요하다는 거, 다들 인정하시죠? '영국 음식이 그렇게 맛 없다는데'.. 는 이미 다들 들어서 아실텐데, 사실 영국에 맛없는 음식만 있는 건 또 아니랍니다. 영국 사람들도 주기적으로 먹는 메뉴로 잘 고르면 얼마든지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단 사실. 오늘은 영국에서 제일 평범하고 보편적으로 먹는 메뉴에 대해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
1. 피시 앤 칩스 / Fish and Chips
피시 앤 칩스는 영국에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들도 모두 다 아는 가장 보편적이고 유명한 메뉴죠? 영국 사람들은 피시앤 칩스를 보통 금요일에 먹습니다. 생선의 종류는 Haddock 과 Cod가 제일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Haddock을 많이들 먹습니다. 둘 다 대구 어종 중 일부라고 하네요 :) 영국 사람들은 보통 감자 튀김에 식초를 거의 축축하게 젖을 때까지 (...) 뿌려 먹으며, 생선에는 소금으로들 간을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Mushed pea를 곁들여서 먹는 게 보편적이고요, 북쪽 지방에서는 커리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고도 해요.
테이크아웃의 경우 보통 신문지나 투박한 회색 종이에 싸서 주고, 종이에서 기름이 뚝 떨어지는 피시앤 칩스를 뜨거울 때 꺼내 먹는 게 제일 맛있게 먹는 방법이랍니다 :)
2. 자켓 포테이토 / Jacket potato
자켓 포테이토는 그야말로 오븐에 감자를 오랫동안 구워낸 요리 인데요. 보통 토마토, 설탕, 식초(영국인들의 식초 사랑...) 등등을 넣고 끓여 만드는 Baked bean과 치즈, 코울슬로, 샐러드와 함께 나오는 게 제일 일반적이고, 참치 마요나 칠리 콘 카르네와 함께 나오기도 합니다. 자켓 포테이토는 보통 식사류를 판매하는 카페나 펍에서 꽤 저렴한 가격으로 맛보실 수 있는데요, 잘 하는 식당에서는 정말 종류 별로 따뜻하고 맛있는 자켓 포테이토를 드실 수 있답니다 :)
이 자켓 포테이토는 가정에서도 많이들 해먹는데 보통 요리하는 데 약 1.5~2시간 가까이 소요되어서, 웬만하면 밖에서 사 먹는 것을ㅎ.. 추천드려요..ㅎㅎ.. 아 이거는 뭐 제가 2시간 동안 요리하고 진 빠졌던 적이 있다거나 그러는 경험담에 비롯된 게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 하더라구여.아 정말 아니라니까요? 뭐야 카메라 치워
3.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 English Breakfast
피시앤칩스와 더불어 영국 음식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 중 하나입니다. 사실 사진은 전형적인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사진은 아니고요 (...) 약간 변형된 것인데, 영국, 특히 잉글랜드에선 어느 카페든 이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를 팝니다. 영국에서 맛있는 밥을 먹으려면 아침 식사를 3번 하라 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데요. 아무래도 이름에 맞게 점심에는 서빙을 하지 않는 카페들이 많으니 이 점 유의해야 할 듯 싶습니다.
보통 해시브라운, 베이컨, 소세지, 스크램블드 에그, 토마토, 베이크드 빈, 토스트, 그리고 블랙 푸딩이라고 하여 우리나라 순대와 같은 돼지피로 만든 소세지가 함께 나오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블랙 푸딩은 영국인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음식이라서 블랙 푸딩이 빠진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를 서빙하는 게 요즘 추세라고 하네요.
4. 버거 / Burger
아니 버거를.. 이 양반 사짜로 영국에서 사는 거 아냐?.. 싶으시겠지만 영국 버거는 한국 버거랑 아예 맛 자체가 다르고! 모든 버거 집이 다 한국에 수제 버거 맛이(!) 납니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서 제일 무난한 메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정말 영국 식당 다 맛없고 다 못 먹겠다 하시면 펍에 가서 제일 클래식한 버거를 시켜보세요. 대부분 실패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갓 Tap에서 나온 영국산 에일도 같이 드시면 참 좋겠죠?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영국은 식당에서 파는 버거가 대부분 가격도 합리적이고, 맛도 있습니다.
5. 선데이 로스트 / Sunday Roast
금요일에 피시앤 칩스가 있다면 일요일에는 선데이 로스트가 있죠 :) 로스트 디너를 일요일에 먹는 것을 선데이 로스트라고 하는데요, 로스트 디너에는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보통 구운 고기 요리와 함께 채소를 구운 후 거기에 요크셔 푸딩이라 하는 바삭한 밀가루 빵을 곁들여 그레이비 소스를 부어 먹습니다.
이 선데이 로스트는 대부분의 펍에서 맛보실 수 있는데요, 이름이 이름이니만큼 일요일이 아닌 다른 요일에는 서빙하지 않습니다. 영국의 펍들은 일요일에는 다른 메뉴는 일절 하지 않고 선데이 로스트만 하거나, 아니면 선데이 로스트가 포함된 일요일 전용 메뉴만 서빙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 점 참고하세요!
6. 비프 웰링턴 / Beef Wellington
한국도 이제 많은 분들이 이 비프 웰링턴에 대해 잘 아실 거 같아요. 비프 웰링턴 같은 경우 대부분 고급 레스토랑에서 보실 수 있는 메뉴이며, 소고기를 미락루 반죽에 싸 알맞은 굽기로 잘 구워낸 후 먹는 요리입니다. 밀가루 반죽을 완벽하게 잘 익히고, 소고기의 굽기 또한 손님이 원하는 굽기로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꽤 까다로운 요리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만큼 잘하는 식당에 가면 그 맛은 정말 천상의 맛이니, 돈을 좀 지불해서라도 맛있는 게 유난히 먹고 싶으신 날엔 비프 웰링턴을 추천드려요 :)
7. 코니쉬 패스티 / Cornish pasty
잉글랜드 콘월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코니쉬 패스티는 예전 광부들이 먹었던 요리인데요, 만두의 윗부분 처럼 속이 안 들어있는 핸들 부분이 있는 게 특징인데 예전 광부들이 손에 묻은 먼지나 석탄을 패스티에 묻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 그 핸들 부분을 잡고 먹었다고 합니다 :)
보통 안에는 치즈나 감자, 간 소고기 등이 들어있고 바삭하지만 약간 두꺼운 겉부분과, 따뜻하고 크게 자극적이지 않으며 삼삼한 내용물이 조화를 이루는 메뉴라고 볼 수 있겠네요.
8. 소세지 롤 / Sausage roll
사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인데(...) 정말 무난하고 어딜 가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소세지 롤 입니다. 패이스트리 안에 영국식 돼지고기 소세지가 들어있는 게 특징이고, 한국 같이 뽀득뽀득한 소세지가 아니고 약간 간 고기? 같은 식감으로 정말 밀가루+고기만 있는 음식입니다. 무난하고 파는 곳도 많고 정말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국민 음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니고 엄청난 영양 불균형 (ㅎ) 의 산물이므로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아요
9. 해기스 / Haggis
해기스는 '영국 음식' 이라기보다 '스코틀랜드 음식' 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은데요, 스코틀랜드에서 전통적으로 먹는 음식으로 잉글랜드나 북아일랜드, 웨일스에서는 식당에서 메뉴로 찾아보기 힘든 음식입니다. (하지만 수퍼마켓에 가면 구매하실 수 있어요!) 해기스 같은 경우 우리나라 피순대와 같이 돼지의 부속물들을 갈게 다져 넣어 순대처럼 속을 채워 간을 한 음식으로, 블랙푸딩과 피순대와 비슷한 식감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진 않으나 (ㅎ^ㅇ^) 역한 맛도 아니므로, 영국까지 왔으니 남들은 먹어보지 않은 걸 먹어봐야지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려요
10. 애프터눈 티 / Afternoon tea
차의 나라 영국, 그만큼 차 문화도 굉장히 발달되어 있죠? 애프터눈 티 같은 경우 차와 곁들여 먹는 디저트에 가까운데요, 그런데 양이 생각보다 많고 1층이 보통 짭짤한 샌드위치 등이 제공되므로 애프터눈 티로 충분히 식사를 대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 1층에는 샌드위치, 작은 키쉬, 파이 (Savoury), 2층에는 스콘, 3층에는 디저트가 제공되며, 대부분의 경우 이 애프터눈 티 세트를 시키면 티는 가게에 있는 대부분의 티를 무한으로 맛볼 수 있도록 서비스 하니 티를 정말 좋아하시는 분은 이번 기회에 티 종류가 많은 곳으로 가시는 것도 좋겠네요!
11. 스콘 / Scone
스콘의 나라 영국,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스콘 많이들 드시죠? 영국 스콘이 한국에서 판매되는 스콘과 좀 다른 점은, 정말 건조하고 '퍽퍽'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 그리고 맛도 다양하지 않고 대부분 과일 스콘이나 치즈 스콘, 그냥 플레인 스콘 정도만 판매하고 있어요. 역시 우리 나라.. 맛의 민족.. 먹는 거에 누구보다 진심이져.. 여튼 스콘의 경우 보통 크림과 잼과 함께 곁들여 먹는데요, 스콘을 먹을 때 위에서 세로로 자르는 게 아닌 옆에서 가로로 자르는 게 전통적인 방법이고, 잼과 크림을 곁들일 때 제일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니 스콘 드시는 분들은 꼭 가로로 반절로 잘라 드세욥 :)
12. 애플 크럼블 / Apple crumble
영국에서 제일 전통적이고 무난한 디저트, 애플 크럼블입니다. 영국은 차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디저트 종류가 정~~~말 많은데 그 중에서도 제일 유명한 애플 크럼블만 소개해 드릴게요 :) 애플 크럼블은 애플 파이 위에 크럼블 (소보로에 올라가 있는 빵 가루 아시죠? 그거예용) 을 올려 구워낸 디저트로, 보통 따뜻한 커스터드를 부어 곁들여 먹습니다. 가족 모임, 크리스마스, 어딜 가든 제일 무난한 메뉴로 사랑받는 국민 디저트예요 ㅎ
이게 영국 음식이 맞나 ? 싶지만 영국 밖에서 찾아보기 애매~하고 힘든, 영국에서 먹는 음식들
1. 피리피리 치킨 / Peri peri chicken
영국 여행을 다녀오셨거나, 영국 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난도스'. 이 난도스 소스가 바로 '피리피리' 라고 불리는 소스인데요, 사실 이 소스 맛이 나는 치킨은 난도스에서만 파는 게 아니고 영국 전역 어느 식당이든 'peri peri chicken' 메뉴가 있다면 맛보실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 난도스 소스는 영국 슈퍼마켓인 테스코나 세인즈 버리에서도 쉽게 구하실 수 있어요. 이 peri peri 치킨은 뭔가 묘하게 시큼 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매콤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인데요, 영국 음식이 아닌 모잠비크 (아프리카 동부) 가 원조이나 난도스의 유행으로 이제 영국인들도 즐겨 먹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마치 인도 요리지만 인도 요리가 아닌 Chicken tikka masala 처럼요 ㅎㅎㅎ...
2. 할루미 칩 / Halloumi chip
할루미 칩은 사이프러스에서 온 음식인데요, 영국인들이 할루미 치즈 사랑은 대단하죠. 이 할루미 치즈를 기름에 튀긴 게 바로 할루미 칩인데 짭짤한 할루미 칩이 사워크림과 어우러져 정말 맛있습니다. 가끔 저렇게 석류 알을 뿌려주는 곳도 있는 데요 그런 데는 맛이 배가 되니, 꼭 한 번 시도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려요. 할루미 칩이 보통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흑...) 메인 요리보다는 에피타이저로 시켜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
3. 도넛과 아이스크림 / Doghnut and Mr. Whippy
도넛이랑 아이스크림요?.. 이게 무슨 개소리?... 싶으시겠지만, 이게 정말 '영국 음식 조합'이 맞다구요 ㅠ 영국 바닷가 어딜 가든 볼 수 있는 대표 음식이 바로 이 도넛, 소프트 크림 (Mr. Whippy), Rocks (사탕류), 그리고 피시앤 칩스 입니다. 특히 저 도넛은 정말 그냥 밀가루 튀긴 거에 설탕만 뿌려주는데 그 중독성이 어마어마 해요 ㅎ. 약간 영국인들에게 있어 이 조합은 바닷가로 가족들과 휴가가서 엄마 아빠한테 얻어먹은 추억의 불량 간식(?)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ㅎㅎ 마치 저희 번데기 처럼요!
소개는 여기가 끝인데요, 사실 샌드위치나, 빅토리아 케이크, 뭐 코티지 파이.... 셰퍼드 파이... 등등 여기 나와있지 않은 메뉴들도 정말 많습니다! 더 많이 소개해드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길어져서 슬슬 팔이 아프네요 ^ㅇ^ㅎㅎ..?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2탄으로 들고 오겠습니다.
제가 영국에서 3년 살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밥이 맛 없어서 어떡해?' 였는데, 사실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하지만 역시 한국 음식의 발끝도 못 따라 옵니다만 (개인 취향) 그래도 영국에도 꽤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숨겨져 있답니다. 그래서 뭔가 아 영국에서 뭐 먹어야 하지? 하시는 분들을 위한 메뉴 정리 글을 한 번 올려보자! 싶었어요. 사실 제가 먹는 거에 진심인 사람이거든요 ^ㅇ^ 블로그 이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튼 다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은 역시 거의 다 제가 찍은 것이므로 퍼가지 말아주세요 ㅠ_ㅠ 아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3년 행복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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