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공연 끝났지만(...) 늦게라도 쓰는 후기
일전에 취미생활 한 걸 보면 알겠지만, 나는 뮤지컬 덕후 중에 상 덕후(....) 다만 가련하고 안쓰러운 내 통장 사정 때문에 가끔가다 한 번씩 너무 보고싶은 극이 있으면 보는 정도인데 스위니토드가 나에게 그런 극이었다. 잠실 지나갈 때마다 스위니토드 광고를 보면서 눈물을 머금고 지나가다 좋은 기회로 결국 보게 됐음. 박은태 배우님과 조승우 배우님을 워낙 좋아하는 건 둘째치고, 유튜브에서 러빗부인과 스위니토드가 함께 노래하는 조각영상을 몇 개 봐서 관람 전 내 기대감은 당연히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었다 ㅠㅠ
영화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어서 충분히 음울하고 어두운데, 극이 더 무서웠던 거 같다. 특히 스위니토드가 목을 자르는 장면에 피가 적나라 하게 나와서 너무 깜짝 놀랐음. 그리고 시체 떨어트리는 의자.. ...ㅎㅎ 재밌어 보인 건 나뿐인지.. 한 번 앉아보고싶다. 거지부인의 정체가 드러날 때 옆에 사람들이 미친듯이 관크를 해대서 스트레스 받았지만 뮤지컬 자체에 흠은 전혀 없었다
하이드가 미쳐서 스위니토드가 돼 버렸다는 학계의 정설(...) 과 함께 박은태 배우님의 스위니 토드는 역시나 나의 심금을 울렸음.. 지킬앤하이드 계약서에 먹지깔고 사인해서 그대로 배우님들 데려왔다는 말ㅋㅋㅋㅋ이 있지만 지킬앤하이드 박은태님과 스위니토드 박은태님 둘 다 본 결과 각자가 가진 매력을 그대로 잘 살려주셔서 너무 좋았다. 역시 믿고보는 은토드:) 다만 내가 보는 날은 울진 않으셨음.. 다른 날엔 울기도 하신다는데 ㅠ 울어주시라고요
그리고 은토드가 좋은 건 둘째치고, 린아 배우님이랑 서영주 배우님이 너무 잘 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특히 영주터핀.. 왜이렇게 재수없고 짜증나는데 섹시한가요.. 공연 30분 전까지 계속 푸쉬업해서 근육 만드신다는 거 실환가요.. 상체탈의 신을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하신다는 것도.. 실화인가요.. 린아 배우님이 러빗부인 역을 맡았을 때 옥주현 배우님 참고를 많이 했다는데 옥주현 배우님을 따라한다는 느낌은 전혀 안 들었고 그저 미치광이 푼수 중년 여성의 연기를 너무 잘해서 소름 돋았다. 멋있어요. 아이돌 그룹의 이미지는 이제 완전히 벗으셨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것 같음
2시 공연인데 12시 30분쯤 가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덕분에 사진 찍기 수월했음. 얼굴 나온 사진은 개인소장용으로.. 😊 사진 찍고 적당히 오글 빌리고 보니 1시쯤부터 갑자기 우글우글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공연 끝나고 난 후에도 사람이 많으니 (공연 끝나고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뒷타임 사람들 해서 오히려 더 많음) 포토월에서 사진 찍고 싶으신 분들은 공연 한시간 반전에 가셔서 미리 찍으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이건 스위니토드 뿐만 아니라 다른 뮤지컬들도 다 마찬가지
뭐 여튼 나가다가 의도치 않게 박은태 배우님 퇴근길도 보고..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게 처음이라 신기했음. 쌩얼도 멋있구나 생각했다 ^^.. 그리고 일일히 손도 다 잡아주시고 선물도 다 받아주시고(?) 여튼 하이드와 스위니토드 프랑켄슈타인 등 무서운 역만 보다가 이렇게 무대 아래에서의 착하디 착하신 모습을 보니 이건 또 이거 나름대로 보는 맛이 있었다. 왜 퇴근길 보는지 알거 같은..ㅋㅋ.. 갯세마네 때처럼 하얀 셔츠 입고 눈물 흘리시는 신 보고싶어요... 서영주 배우님도 박은태 배우님 이전에 나오셨었는데 우리가 갔을 땐 이미 차에 타고 계셔서 자세히 뵙진 못 했다ㅠ
뭐 여튼 너무너무 재밌었다 ❤😍 전혀 후회없는 공연이었음. 비록 이번 스위니토드는 27일자로 막공을 완료했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재관할 의사가 200% 있기에 표는 고이 다시 넣어 지갑 안에. 재관할인 받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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