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까말까 고민만 수백번 하다가 이번이 막공일 수도 있다는 말 + 타임세일에 부랴부랴 다녀온 아이다
8시에 시작인데 할 일이 좀 있어서 퇴근하고 일 처리 하느라고 7시 48분에 한강진역에 도착..ㅋㅋㅋ 정말 표 받자마자 바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시력이 0.2라서 오글 없이는 관람이 불가능한데 당연히 오페라글라스는 이미 매진 퓨퓨ㅠㅠ 눈물을 머금고 캐스팅 사진만 부랴부랴 찍고 입장했음
일단 처음에 볼까말까 걱정걱정 또 걱정했던 이유는 아이다가 대부분 춤 위주라고 하고, 내가 일전 어렸을 때 아이다를 이미 책으로 읽었기 때문에 비극적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결말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었는데 (해피엔딩 덕후,,,) 지킬앤하이드 때 이미 루시로 그 실력을 두 눈으로 확인한 윤공주 배우님과, 진짜 두 번 말하면 입만 아픈 정선아 배우님의 페어가 너무 궁금했던 나머지 퇴근하고 무리해서 평일에 보고왔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보고온 걸 너무너무너무 후회한다. 왜냐? 계속 생각나서 일상생활이 안 됨 ㅠㅠㅠㅠ 또 보고 싶어서 계속 통장 잔고 확인하게 됨 ㅠㅠㅠㅠㅠ
내가 예전에 책으로 아이다를 봤을 때 암네리스 공주는 정말 단순히 철없고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녀로만 느껴졌었는데 이번 정선아 배우님이 연기하는 암네리스는 사실 이 극에서 제일 슬프고, 안쓰럽고, 하지만 또 사랑스러워서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캐릭터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기 생각은 또박또박 잘 전달할 수 있는 멋진 여성.
정선아 배우님이 My strongest suit 부르실 때는 그 사랑스러움과 파워에 정말 전율마저 느껴졌는데(심지어 지금 글 쓰면서도 소름 돋음 ㅠㅠㅠ 미쳤어 또 보고싶다) 정선아 배우님이 연기하는 철 없는 것 같으면서도 마음이 따뜻하고, 또 그러면서도 사랑스러운 그 자체가 암네리스와 너무 잘 어울려서 '아이다'라는 작품 자체에 대하여 생각을 달리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극 자체를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 우리 정선아 배우님께 박수 박수 또 박수 드립니다.. 언니 사랑해요 언니라고 해도 돼요? ㅠㅠ
그 뿐인가 ㅠㅠㅠ 윤공주 배우님 딕션이 어쩜 그렇게 좋던지.. 하는 말 하나하나 다 귀에 딱딱 박혀서 어쩜 그렇게 알아듣기도 좋던지 퓨퓨ㅠㅠㅠ 목소리는 또 어쩜 그렇게 파워풀하던지.. 정말 주체적인 여성상의 끝판왕 같아서 너무 멋있었다. 진짜 아이다는 여주들이 다 한다라는 그 말이 딱 맞아서 너무 감격이다. 아이다랑 암네리스 꽃길만 걸어 ㅠㅠㅠㅠㅠ
사실 난 아이다 극에서 라다메스 역할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 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여전히.. 변함없이.. 최재림 배우님은 둘째치고 2막 시작 전까지 라다메스 자체는 그냥 시큰둥.. 최재림 배우님의 연기 자체도 사실 내 st이라기엔 무리가 있었다. 너무 힘이 빡 들어가서 자상한 장면일 때도 왠지 모르게 부담스러운 ㅠㅠ 근데 극 중간중간 치는 애드립이 귀여웠고, 힘 있는 장군의 모습을 표현하는 노래를 너무 잘 부러셔서 오?오오? 하다가 2막에 아버지 조세르와 싸우는 장면에서 두 손으로 까딱까딱을 하시는데 갑자기 너무 심쿵+멋있어보여서 순간 소리지를 뻔 했음.. 아니 몸도 좋으시고 얼굴도 잘 생기시고 키도 크신 분이 그런 제스쳐 하면 멋있어서 죽어요..ㅠㅠ
그리고 이 중 가장 눈에 띄었던 역은 메렙. 아니 유승엽 배우님 어쩜 그리 연기를 잘 하시는지. 보는 내내 아이다로 극 한 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들게 해주는 역할이었다. 능청스럽고, 진지하고, 그러면서도 귀엽고, 오히려 주연들보다 더 튀어보일 때도 있을 정도로 연기를 잘 해주셔서 계속 메렙이 나올 장면이 기대됐음ㅠㅠㅋㅋ 그리고 마지막까지도 어쩜 그리 찌통이던지.. 우리 메렙 누비아로 다시 돌려보내주라... 아니 그리고 정말.. 하 칭찬을 하자하자 하니 끝도 없네 왜이렇게 박성환 배우님도 연기를 잘 하시고 ㅠㅠ 그 꼰대+야망캐 진짜 멋져 죽어. 아이다-앙상블=0 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 앙상블 분들의 활약이 빛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군무도 다 너무 멋지고 My strongest suit에서 옷 갈아입고 뛰어나오시는 게 어쩜 그렇게 프로같던지
아니 그리고 무대를 왜이렇게 잘 써? 내가 보러간 11일에 무대 장치에 문제가 좀 있었어서 극 중간에 삐이이익 하는 큰 소리가 났었는데 무대가 움직이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어서 의도된ㅋㅋㅋ 소리인 줄 알았다^^;;근데 이건 나만 그런듯 ㅎ 여튼 조명도 너무 좋고 무대 벽이 3층 레이어로 돼 있는 것도 너무 좋고 아이다 눈 중간에 열리는 거 실화야? 아니 그리고 암네리스 수영장 신 앙상블 분들 수영하는 것같은 효과 다 실화냐고? 그리고 블루스퀘어 음향 왜이렇게 빵빵하고 좋아? 공연장 설계 누가 했어? 극 연출 누가 했어 ㅠㅠㅠ 진짜 뽀뽀라도 해드릴게
여튼 너무너무 재밌었다! 처음엔 내가 생각했던 이집트의 느낌이 아니라서 당황스러웠지만 누비아 나오면서부터 이집트 느낌 제대로 나고 춤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너무 여운이 많이 남아서 커튼콜 영상을 찍어왔는데 진짜 보고 온 날에 하루종일 그 영상만 봄 ㅠㅠㅠㅠ 마지막에 무덤 신 같은 경우는 그림자를 이용해서 이런 식으로 연출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쪼오금 있었는데 그건 그냥 내 개인적 아쉬움이고, 객관적인 극 연출,무대,노래, 뭐 여튼 블라블라 이거저거 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흑흑..
볼까말까 고민할 때 보라고 등 떠밀어준 루미에에게 감사합니다.. 타임세일이라고 알려준 뮤지컬 단톡방에 감사합니다.. 정말 행복하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준 아이다 팀에게 또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 한동안은 아이다로 계속 끙끙 앓을 것 같다 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 아이다!! 재관의사 당연히 100000%. 표 고이 모셔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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