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끝난 지는 꽤 오래 됐지만(...) 뮤지컬 동호회 관련해서 물어보는 사람도 꽤 있고
또 겸사겸사 내가 했던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쓰는 후기.
총 준비기간은 4월 셋째주부터 10월 첫째주까지 총 5개월 하고도 2주 정도였다
직장인(+대학생) 뮤지컬반은 마음 먹고 찾아보면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데
내가 했던 곳은 '겟잇플레이' 라는 곳으로써, 생긴 지 약 1여년 정도 된 동호회였음
음향 담당 선생님 한 분과 연기,무대연출 담당 선생님 한 분 이렇게
총 두 분이서 진행하는 곳이었는데, (내가 처음 들어갔을 당시에는
사귀지 않는다고 부인하시던 사이였고 현재는 부부사이 ^^..이신..)
우리가 올린 '미녀와야수' 가 뮤지컬로써는 6번째 공연인 곳이었다.
이번 동호회를 하면서 들려오는 얘기들을 보아하니, 내가 한 겟잇플레이처럼
선생님이 아예 계시고 일정 회비를 받으며 티칭을 해주는 곳이 있는 반면
큰 금액을 받지 않고 다같이 공연을 만들어 가는 곳이 있는 모양이니
잘 참고해서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대로 참고해서 원하는 곳으로 가면 된다.
나같은 경우에는 아예 사전 지식이 0에 수렴했고, 어떻게든 빠른
시일 내에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많이 알아보지 않았었고, 게다가
디즈니 덕후인 나에게 있어 미녀와야수라는 공연이 너무 유혹적이었기에
크게 생각치 않고 이 곳을 골랐었다.
당시 일정은 매주 토요일마다 1시부터 5시까지 총 4시간.
회비는 월 12만원 (배역에 따라 차이 없음), 이 회비는
순수하게 선생님들의 티칭 비용이며 추후 무대를 꾸미기 위한
공연비는 따로 부담한다. 이 공연비는 공연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른데
보통 25~30만원 정도 하는 듯. 미녀와야수는 특수무대 장비가
꽤 많았어서 겟잇플레이 5기 때보다 공연비가 더 많이 들긴 했다.
그러니까 총 월 12만원(21주, 5개월 정도 분량을 낸다)+ 공연비 + α 가
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는 비용 ^_ㅠ
그러나 겟잇플레이가 유독 비싼 게 아니고, 보통 월 15만원 정도가 평균인 듯 하다
그렇게 신청을 하고난 후 공지된 기간이 되고 인원이 찰 때까지 기다리면
연습을 시작하는 연락이 오는데, 내가 처음 겟잇플레이를 선택하기 전
뮤지컬 동호회를 해야겠다 마음 먹었던 곳은 연습 시작 전 오디션을 보고
합격한 일부가 연습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곳은 일단 참여는 모두 하되
오디션을 봐서 그 중에서 배역을 지정하는 방식이었다.
(이제 와서 말하자면 사실 연기력보다는 이미지 캐스팅이 좀 더 컸다 ^^ㅎㅎㅎ..)
원래 배역은 1주차에 오디션 보고 다음 주차에 바로 지정되는
방식인 것 같은데, 우리 기수가 이런 저런 일이 좀 많았어서
살짝 늦은 3주차 정도에 정해졌었다. 그 전까지는 단체곡 연습 같은 걸 했었다
그리고 배역이 정해지고 난 후 각 배역에 맡는 노래를 음향 선생님이
옆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따로 개인 교습 해줬었다. 다른 동호회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겟잇플레이 같은 경우는 연습하는 연습실이 음향 선생님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곳이었기에 선생님 작업실과 연습실이 붙어있어 가능한 것이었음
나름 다들 재밌자고 하는 동호회기 때문에 MT도 따로 간다
사실 처음에 MT 간다고 얘기 들었을 때 히키코모리인 나는(...)
아니 뭐 굳이.. 저런 걸.. 싶은 생각도 했었는데
막상 갔다와보니 확실히 가까워진 게 느껴져서
거진 반년을 같은 목표 하나를 보고 달려갈 사람들인데
잘 기획했다 싶은 생각이 들긴 한다. 뭐 근데 안 가도
일년의 반절을 함께 지내다보니 결국 친해지긴 다 친해짐
공연을 사람들 앞에서 하기 때문에 나름 할 건 다 한다
예를 들면 프로필 사진 같은 거. 공연 2달 전쯤 하루 날을 잡고
프로필 사진을 찍는다. 선생님들이 찍어주신다. 좋은 카메라로. 인생샷..
그러면 진짜 배우된 거 같고 막 그런 기분도 들고 막 그렇다
그리고 이런 날은 이제 다 모여서 셀카만 한 2000장 찍음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지 뭐.. 프로필사진을 찍을 때 쯤부터 이제
전체적인 런을 돌기 시작한다. 뮤지컬의 특성 상 매 신마다 바뀌는
노래에 맞춰 연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열심히 파트 별로 연습했던 것들이
런 돌기 시작하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은 허무함이 듬(...)
그렇게 연습 막바지 까지 되면 한달정도 공연을 앞두고
정기연습시간 외에도 Extra로 추가 연습을 진행한다. 이거는 선생님들이
하라고 말도 한 번씩 하시지만 강제는 아니고 그냥 더 좋은 공연을
올리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으로 사적으로 만나서 하는 것.
근데 이건 어떤 사람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우리 팀 같은 경우에는 평일에 따로 만나 연습하는 것에 매우 적극적인
편이었고, 그래서 출석률도 나쁘지 않았다. 공연 2주 전부터는 밤샘 연습도
마다치 않고 했다. 근데 다른 팀 얘기 들어보니 또 그렇지만도 않았다고 함.
이건 그냥 팀 성향에 따라 다른 걸로.
그렇게 마지막달까지 오면 공연비를 걷고, 그 공연비로
선생님들이 의상 및 소품을 준비하신다. 앞서 말했다시피
미녀와야수 특성 상 특수소품이 많았기 때문에 고생하셨을
선생님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했다고 전해드립니다..
소품과 의상같은 경우는 거의 다 공연비로 마련하긴 하는데
뭐 일상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은 한 30%정도 개인이 준비하는 것들도
있다. 나같은 경우 책꾸러미, 바지, 신발들, 물그릇, 헝겊 등은 내가 준비함
배역에 따라서 개인이 준비해야 할 소품들도 전부 달라진다.
공연 2주 쯤 전부터는 의상을 입고 총연습을 하고, 그 과정에서 옷을 갈아입고
실수를 대처하는 연습도 함께 겸한다.
그리고 10월 5일, 대망의 D-Day. (벌써 한달전이다. 엊그제 같은데.. 믿기지가 않음 ㅠ)
공연에 만족했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No. 실수도 많았고 아쉬움도 많이 남고
이랬으면 어땠을까, 저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들을 떨칠 수가 없다 ㅠ
하지만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고 또 무대에 있는 동안 참 행복했었음
5.5개월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동안 울고 웃고 시간이
어떻게 흘렀을 지 모를 정도로 나에겐 의미 깊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모두 좋은 일뿐이었다는 말은 못 하겠지만서도 좋은 인연들이 많이 생겼고,
어디 가서 쌓을 수 없는 좋은 추억들이 생긴 것에 굉장히 만족한다.
미녀와야수 6기였어서 참 다행이었던 나날들.
https://cafe.naver.com/getitplay
※ 겟잇플레이는 현재 (~11/6) 9기 공연 '그리스' 팀을 모집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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