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으니까 자첫, 2회차 둘다 그냥 한번에 쓸 것.

아아 그는 갔습니다. 사랑하는 제 표는 갔습니다. R 석으로 잡아뒀던 17일 모차르트 표 하나가 코로나 때문에 날아가고 의도치 않게 6월 18일이 깡차르트 박강현 배우님의 첫 모차르트이자 나의 자첫날이 되었음ㅋ


사실 박강현 배우님은 저번에 유투브에서 힘내라 공연인가? 로 스페셜 라이브 하는 것만 보고 그 외에 무대를 따로 찾아본 건 아니지만 워낙 떠오르는 엄청난 실력자로 들리는 소문이 많아서 원래부터 진즉 알고있었음. 그래서 일부러 따로 찾아보지 않고 그냥 극 보는 날까지 버티고 또 버텼다. 이날 (6/18) 캐슷은 깡촤와 손주교, 그리고 신영숙(!!) 배우님의 황금별. 그리고 받은 포토카드는 현재 내 지갑 속에 고이. 약간 포토카드를 샀더니 뮤지컬 표를 줬어요! 같은 기분인걸?
그냥 박강현 배우님 자체가 모차르트의 자유로운 성격과 너무 잘 찰떡이었다. 이번 포스팅은 긴 말하지 않겠음. '나는 나는 음악' 때와 '황금별' 때 눈물 펑펑 쏟으며 울었음. 관극하면서 절대 넘버와 실력에 감격해서 울어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사실 황금별은 원체 좋아하는 곡이고 죽기 전에 꼭 실물로 보고싶었던 넘버였기에 당연히 울 거 같았는데 나는 나는 음악 때는 나도 울면서 스스로 당황함;;; 그냥 넘버 자체가 감정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박강현 배우님은 그걸 본인만의 담백한 감정소화로 너무 잘 보여주셨다. 정정해서 다시 말하면 박강현 배우님의 실력에 감동받아서 울었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황금별의 대가 신영숙 배우님의 황금별은 말해 무엇하리. 시원시원한 창법때문에 홀려 들어가는 기분이었음. 울면서 홀려 들어가는 나. 연기도 어쩜 그렇게 잘하시는지.. 정말 부드러운 카리스마, 마마님이라는 별명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시는 분이다. 아, 그리고 김소현 배우님의 무려 8살 연하(ㅎ) 남편 손준호 배우님이 너무 잘하셔서 깜짝 놀랐다. 이제 김소현 배우님 남편이라는 수식어는 아예 사라져도 될 듯. 깡차랑 컨프롱 하는데 전혀 지거나 뒤쳐지는 느낌이 없어서 너무 놀람. 저번 드라큘라 때 반 헬싱 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되어서 돌아오신 듯 하다.

그리고 그렇게 미친듯이 울고 나온 후 일주일만에 다시 2회차 표를 양도 받았다. 이번엔 무려 1층 C열. 진짜 코 앞에서 보고왔다. 원래 보고싶었던 캐슷인 박은태 배우님과 황금별에 김소현 배우님. 표 양도받았을 때 통장은 탈탈 털렸지만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박은태 배우님 같은 경우 내가 원래 많이 좋아하던 배우님이고, 유투브 클립은 말할 것도 없고 박은태 배우님 공연 자체를 몇 번 관극을 해봤다. 심지어 퇴근길도 봤는걸? 하지만 대부분 다 진지하거나 무섭거나 암울하거나 어쨌든 그런 역할이었고 이렇게 모차르트처럼 밝고 천방지축같은 역을 하시는 건 처음 보는 터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관극을 했음

그리고 나는 내가 안 울줄 알았따 ㅋ 안 울긴 개뿔 ㅋ 깡차르트때보다 더 많이 울었음 ㅋ 사실 초반엔 박은태 배우님이 뭔가 달리거나 하실 때마다 호흡이 좀 부족한 거 같이 느껴져서 아 이제 배우님도 나이가 드시긴 했구나.. 싶은 생각 이었는데 역시 배우님이 가진 뮤지컬 배우 경력과 내공은 무시하지 못 함. '나는 나는 음악' 들으면서 박강현 배우님과 완전 다른 색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의미로 눈물이 계속 났다. 진짜 모차르트가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느낌. 본인과 음악을 일체화 시키는 모차르트가 내 눈 앞에 있는 느낌. 진짜 안경이 뿌얘지고 마스크가 축축하게 젖을 정도였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장안의 화제가 된! 뮤지컬 배우들 비교 영상에서 한 배우를 아주 순살 되도록 바른 '내운명피하고싶어'를 1부 마지막에서 하시는데.. 소름이 돋아서 그 자리에서 일어날 뻔 했다. 어쩜 이렇게 아직도 전성기 때처럼 고음이 쩌렁쩌렁하게 나시는지. 9월에 킹키부츠도 준비하시느라 힘드실텐데 어쩜 저렇게 성대 하나 상하질 않으셨는지. 옆에 있는 사람들도 다 입을 틀어막고 숨죽인 채 봤다. 솔직히 내운피 보면서도 울었다. 극 보면서 이렇게 많이 운 적 진짜 처음이다. 반 고흐 때나 반 고흐 그림 보면서 울었지.. (근데 난 반 고흐 그림 보면 거의 항상 운다). 내운피는 너무 멋있어서 울었음. 진짜 겟세마네도 그렇고 내운피도 그렇고 프랑켄슈타인도 그렇고 박은태 배우님은 처절하게 소리지르실 때가 제일 그 실력의 진가가 드러나는 거 같다. 괜히 우리나라 남자 뮤지컬배우들을 다 휩쓴 사람이 아니구나 싶다.

그 뿐이게..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보면서 또 울었다 ㅠㅠㅠㅠ 미쳤다 진짜.. 아니 타고난 목소리도 좋은데 노래 실력도 좋고, 그 와중에 연기는 또 어쩜 저리 잘 하시는지. 쪼끄만한 시목 배우님도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렇게 대무대에서 떨지도 않고 엄청난 선배 배우들이랑 호흡을 잘 맞추는지. 그리고 난넬 아역 역에 정희우 배우님도, 시목 배우님에 비해 비중이 없어서 그렇지 노래도 너무 잘하고 연기도 너무 잘 하신다. 좋겠다 어린데 재능있어서(?) 여튼 진짜 모차르트는 내 눈물 쏙 빼려고 나온 극임에 틀림 없다. 근데 위 사진 손호준 배우님 V 하고 계신 거 넘 귀엽지 않슴니까 ㅎㅎ..

이제 각 잡고 김소현 배우님 황금별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김소현 배우님 목이 많이 상하셔서 예전보다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꼭 죽기 전에 보고싶었던 게 김소현 배우님의 황금별이었고 그걸 눈 앞에서 보는 순간 정말 천사를 보는 것 같았음. 전성기때만 못하다고 하는데도 저런 천상의 목소리가 나온단 말이야? 지금 이거 쓰면서도 눈물나네 이씨 ㅠㅠㅠ 미쳤다 ㅠㅠㅠ 신영숙 배우님은 신영숙 배우님만의 테크닉과 쩌렁쩌렁한 성대로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남작부인의 모습을 하고 관객을 홀렸다면 김소현 배우님은 정말.. 여신이 내려와서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동화를 들려주는 느낌이었다면 이해가 가시련지. 그리고 김소현 배우님이 맡으신 역할 상 앙상블과 함께 노래부르는 장면이 매우 많은데 잘 들어보면 김소현 배우님의 목소리만 정말 또렷하고 유달리 다르게 들린다. 신영숙 배우님도 그랬는데 김소현 배우님이 유달리 더 그러신 거 같다. 이건 내가 그 분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참트루임.

사실 김소현 배우님은 나를 계속 들었다놨다 하시는 배우님이다. 지하 때 엠마 역을 봤을 땐 내 취향은 아니다 생각했었는데, 그 뒤에 데뷔작이신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을 보고는 김소현 배우님은 뮤지컬 배우를 하기 위해 태어났다 란 생각을 하고 황금별 클립을 보고는 내가 죽기 전에 꼭 김소현 배우님의 황금별을 실제로 보고 죽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신 분. 정말... 그냥... 말로 형용이 안된다. 손 한 번 잡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죽기 전에 배우님의 황금별 무대를, 그것도 바로 코 앞에서 볼 수 있었어서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라고...

여튼 너무 행복한 관극이었다. 깡차와 긍차 중 누가 낫냐고 물어보면 섣불리 대답할 수 없을 정도로. 다만 깡차는 일주일 전에 봤고 긍차는 오늘 봐서 긍차 얘기가 더 길었을 뿐. 담백하고 시원시원한 젊은 피 극이 보고싶으면 깡차, 내공과 감정의 결정체가 보고싶으면 긍차를 보는 걸 추천. 둘이 가진 매력이 너무 달라서 섣불리 누구 하나 추천할 수가 없다. 황금별도 두 분 모두 좋았으나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죽기 전 어떤 분 무대를 보고싶냐 묻는다면 난 김소현 배우님을 한 번 더 선택할 거다. 관극 끝나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3차 예매하고 싶은 거 간신히 참았음. 대극장 회전은 힘들어... 정말 이런 거 볼 때마다 돈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이 엄청 든다 ㅠㅠ 다른 욕심은 없으면서..

원래는 커튼콜 때 사진 찍으면 안되는데 (그래서 깡차 때는 사진 한장도 없다 ㅠ) 오늘은 스페셜 포토타임 이라고 해가지고 커튼콜 때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다(!!!!!!!) 미쳤다 진짜 계탔다 하면서 미친듯이 핸드폰을 들어서 사진을 찍었다. 그 말 나오는 순간 대포들 우르르 몰래 찍던거 대놓고 찍던데.. ㅋ... 솔직히 좀 얄미웠음.. 아니 대포 한 명 커튼콜 본격적으로 시작 전부터 카메라 들고 있어서 스태프가 저지 했는데 계속 팔꿈치로 툭툭 스태프 밀고 ㅠㅠㅠ 스태프님 계속 찍으시면 안돼요 안돼요 하는데도 무시하고 찍고 그랬는데ㅠㅠㅠ 대포들 보면 진짜 얄미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님.
아 화려한 무대를 많이 봐서 그런가 무대 자체가 화려하단 생각은 별로 안 들었다 근데 무대 구성?이 정말 좋았음. 모차르트 앞에서 거울 깨지는 효과 하며... 무대 쓰임새가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은 싫어. 너무 넒고 데이터가 안 터지고 음향이 묘하게 구림. 여튼 너무 재밌었다. 난 정말 뮤지컬 볼 때 행복해... 자기 전에 황금별 커튼콜 찍은 거 또 보고 자야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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