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상황도 뒤숭숭 했어서 후기 안 쓰려다가 그냥..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보고 온 뮤지컬이고 저때 당시 깡차르트 막공+카이베르 첫공도 잡아뒀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다 취소됐던 상황에서 엄베르만은 포기 못하겠다는 마인드로 울며 다녀온 관극이니만큼 그냥 다시 쓰기로 결정..ㅎㅎ.. 마음도 참 갈대같지..
사실 엄기준 배우님은 내가 원래부터 좋아했던 배우님이고 (김치치즈스마일이라고 전설의 드라마 아시는지. 그 드라마 때문에 좋아하게 됨) 왠지 엄청 잘생긴 얼굴은 아니신데 내 눈에는 너무 잘생겨보이는 착시효과(?)가 일어나는 배우님이라서 이번에 베르테르가 올라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티켓팅날 미친듯이 광클해서 얻은 표 (그 와중에 거리두기로 한 번 취소되고 다시 잡음). 이번 베르테르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님이 두 분이나!! ㅠ^ㅠ!!! 심지어 영국 가기 직전에!! 미쳤다 나는 행운아야! 하면서 종일반이라는 부푼 꿈을 가지고 카이 배우님것도 제 값내고 매우 좋은 좌석으로 양도 받았었으나 코로나 때문에 취소하고 ㅎ 차마 버리지 못한 엄베르님 표를 갓씀에 품은 채 향한 BBCH홀
근데 정말 운명의 장난처럼 (!) 레베카 때 봤던 페어와 같은 이지혜배우님 엄기준배우님 페어였고.. (아니 두 분 왤케... 커플 연기를 자주 하세요...? 베르테르는 커플이라고 보기엔 좀 힘들지만 여튼.. 왜이렇게 두 분.. 키스신을 자주...) 이 두분과 나는 운명인가ㅎ 생각하고 캐스팅보드를 찍음. 아니 뭐 엄배우님은 사실 내가 만들어낸 운명이지만 ^^;; 그래도 이지혜 배우님은 정말 그냥 운명 아닙니까? 이지혜 배우님 이런 티 없이 맑은 청순한 귀족 여인 분위기 찰떡이신 거 잘 알고 있지만서도요. 역시 이번 로테 역도 잘 어울리십니다.. 왜 엄배우님이 항상 지혜배우님께 사랑에 빠지는지 알겠네요(?)...
포토존 진짜 예쁘게 잘 꾸며져있고 MD부스 마저 예쁘게 꾸며져있는 거 실화?;;; 나 진짜 MD 잘 안 사는데 (아 진짜임 ㅠ 아무튼 진짜임..) 이번엔 샀다.. 포토존이 한 개가 아니고 무려 세.군.데 가 있다구요. 해바라기 들고 셀카 오지게 찍었는데 그건 안 올리겠음. 여튼 MD도 너무 예쁘게 잘 나왔고 베르테르의 상징 해바라기도 배치 잘 돼있고~ 근데 왜 하필 해바라기 일까? 로테만 바라보는 베르테르의 마음이라서 해바라기인가? 옛날에 책으로 읽었을 때 분명 로테라고 읽었는데 이게 롯데로도 발음된다는 걸 안 후로.. 롯데 회사가 베르테르 로테에서 따온 거란 걸 안 후로...^^... 이번 관극에서 롯데라고 하는 걸 보며 한 번씩 짜게 식었음(ㅎㅎ)
여튼 극에 대해 얘길 하자면 사실 스토리 자체는.. 나는 이런 불륜.. 불륜이라 해야해 뭐라 해야해.. 여튼 이런 것에 대해 아름다움이란 없다라고 생각하는 성격인지라 로테가 결혼 전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 한 베르테르의 답답함을 탓하다가도, 책에서 만큼이나 잘 느껴지는 베르테르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마음이 저리다가도 그랬다. 아니 그리고 엄베르가 연기를 너무.. 연기를 너무 잘한다. 지금 쓰면서도 약간 소름돋는데 뮤지컬이 정말 그냥 단순히 노래부르는 극이 아니라는 걸 항상 엄기준 배우님을 보며 깨닫는다. 사실 노래 실력 자체는 다른 뮤지컬 배우보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으나 배우님이 담아내는 그 감정이.. 연기해내는 그 감정선이.. 정말 나를 울리게 만든다. 엄기준 배우님은 무조건 앞좌석에서 봐야한다는 말이 (내가 하는 말이지만) 정말 틀린 말이 아니다. 배우님이 쏟아내는 그 감정과 연기를 오롯이 담아내야 정말 완벽히 관극했다 할 수 있어... (+그리고 잘생긴 얼굴 감상도 해야함.. 왜이렇게 엄기준 배우님이 잘생겨 보이는지 모르겠음)
엄기준 배우님의 베르테르는 내가 꼭 두 눈으로 보고싶은 극 중 하나 였다 (송용진 배우님 록호쇼라던가.. 마이클 리 배우님 노틀담 드 파리라던가.. 차지연 배우님 더 데빌.. 카이 배우님+유준상 배우님(꼭 이 페어여야 함), 한ㅈ.. 하.. 여튼 프랑켄슈타인.. 최재림 배우님 킹키부츠.. 김소현 배우님 모차르트.. 조승우 배우님 지킬 앤 하이드... 더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거 같으니 그만하자.. 근데 조승우 배우님 이제 지앤하 안 하신다는 거 정말이예요?아니죠?제발요) 그리고 영국에 오기 전 극이 올라온단 얘길 듣고 절대.무조건.제발 봐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눈물로 관극 날만을 기다리며, 유튜브에 올라온 더블캐스팅 엄베르의 영상을 보며 하루하루를 참았음. 그리고 내 두 눈으로 본 결과 정말 베르테르의 감정은 엄기준 배우님이 아니면 이렇게까지 끌어올릴 수 없겠구나 싶었단 게 나의 결론. 유튜브에서 한 토막 노래하는 걸로는 엄기준 배우님의 진가를 알 수 없다. 왜 계속 뮤지컬 계에서 승승장구 하시는 지는 이 분의 베르테르 연기를 보면 알 수 있음. 어떤 사람도 이렇게 절절하게 짝사랑의 감정을 담아 노래할 수 없어.... 아니 근데 무슨 주연 캐스팅을 5명이나 해요 ㅠㅠ 당혹스럽게
여튼 너무 재미있었다. 비록 코로나 때문에 딱 한 번 관극 한 거에서 만족해야 했지만 그래도 한 번이라도 어디야. 2019년에 엄기준 배우님 베르테르를 봐서 영광이었고, 올해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관극한 게 베르테르였어서 또 영광이었다. 내 양 옆 뒷자리 다 울면서 나갔음.. 나만 안 울었다 진짜..ㅎ 그 어떤 장면보다도 마지막 커튼콜에서 엄베르의 모습이 제일 찡하게 가슴 한 켠에 남는, 그런 극이었다. 정말 아직도 소름 돋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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